언론보도
"겨울을 이겨내는 건 온기…머리 맞대 상생 혜안 찾아야"
한공회 '제1기 공공정책 리더십 캠프' 참가해보니"AI 시대 전문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화두 던져""자본주의 파수꾼이란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변화 이겨내 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中)
학생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의 일부다. 수많은 꽃에 지나지 않던 내가 명명되었을 때 진정한 꽃이 되었다는 이 시구는 어린 나이었음에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즉 명명되는 기쁨의 이유를 설명해 주는 시구였다.
수많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이 내 이름이 불러주셨을 때 긴장감과 짜릿함을 느끼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됐고, 그 나이에 그 순간이 내 존재의 의미가 될 수 있다고까지야 느꼈겠냐만 그 시가 그냥 처음부터 좋았다.
아직 순수한 시절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의미, 명명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해준 이 행복하고 멋진 시구는 불행하게도 어떤 한 분야에서만큼은 아니라는 걸 성인이 돼서야 알게 되었다.
바로 정치다. 나는 파란색이야 빨간색이야 라고 명명하는 순간, 불행히도 서로 색이 다르면 바로 적이 돼버리는 살벌하고 무서운 세계 말이다. 파란색과 빨간색의 싸움, 더 슬픈 건 그 색들이 점점 반대 방향으로 진해진다는 사실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주최한 공공정책리더십캠프 1기는 예전부터 어설프게나마 정치에 관심이 있던, 무엇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살기좋은 세상을 선물 해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으로 신청한 포럼이다.
이렇게 흥미롭고 심오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울대생이 부러웠던 1회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의 강의를 시작으로 4년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주기적 지정제를 이끈, 회계사라는 자격증 하나로 근근히 밥벌이 하는 필자에게 진정한 학자의 모습을 깨닫게 해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강의가 뒤이었다.
계엄선포 시 국회 담을 넘으며 생긴 상처로 반창고를 붙인 모습이 화제가 된 당시 제1 야당의 원내대표이자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선후배 회계사들 앞에서 겸손함이란 무엇인가 몸소 보여준 인간미 넘치는 박찬대 국회의원 강의도 기억에 남는다. 2기 역시 곧 있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배현진 국회의원까지 강사로 나서며 생동감 있는 강의의 연속이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이런 분들의 강연을 코 앞에서 듣게 된 건 영광이며, 바쁜 일정에도 한공회까지 직접 찾아와 강의를 한 강연자들의 성의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과 직원들의 열의와 노력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다시 위에서 언급한 중간이 없는 파란색과 빨간색 사이에도 사실 중간은 있다. 그 두 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지만, 이번엔 강사를 핑계로 주황색으로 간주하고 싶다. 그 중간색으로 간주한 주황색이 상징인 개혁신당을 창당하고 당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준석 국회의원이 이번 강의의 강연자였다.
파란색과 빨간색만이 존재하는 양극화 된 정치판에서 조금 더 유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에(그것이 좌든 우든 말이다) 평소 눈여겨본 정치인 중의 한명 이었던 이준석 대표가 강연자로 나서준 것이다.
단순히 정치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하는구나 라고 생각해오던 약 15년 전, 필자보다 젊은, 아직 학생티를 못 벗은 듯한 청년이 나타나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논리적인 토론과 참신한 정치비전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최연소 제1야당의 당대표까지 역임한 이준석 대표가 강연자로 와준 건 평소 능력 있는 젊은 정치인이 많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설레고 감사한 일이었다.
이날도 부산시장 선거운동 일정으로 부랴부랴 김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김포에서 그 악명 높은 교통체증을 뚫고 강연장에 등장했다.
최근 AI 발전이 회계사 집단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대부분의 회계사들이 인지하고 있듯이 이준석 대표는 AI를 활용해 정치정당, 국가기관과 같은 거대조직들의 방만한 예산집행을 뜯어고칠 Minimalize, 그리고 AI 활용으로 인한 업무 효율성 증대로 기존 전문가 역할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이는 우리 회계사 집단이 AI시대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과제를 주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빠른 주기로 업데이트 돼 매번 세상을 놀라게 하는 AI, 더욱이 그 무형의 발전이 유형으로 이어지는 physical AI까지, 그 활용방안 및 기존 산업지형의 변화 분석에 온 역량을 쏟아부어도 머리 아플 시기에 미국-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세계정세도 약육강식 시대로 회귀하는 듯하니 이제 세상은 정말 말 그대로 예측 불가한 세상이 돼버렸다.
우리 업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누군가는 우리 업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Winter is coming. 겨울이 오고 있다고. 비록 필자가 아주 오랜 경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회계업계가 항상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과 국가 경제의 투명성 제고라는 크나큰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각자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크고 작은 업계위기와 경제환경 변화를 이겨내 왔다고 말이다.
물론 지금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지각변동 수준의 변화를 강요받고 있지만, 겨울을 이겨내는 건 따듯한 온기이듯, 이전처럼 서로 머리를 맞대어 상생의 혜안을 찾고, AI를 활용한 고부가가치로의 역할변화 등을 모색한다면 우리 업계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거라 믿고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 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깊은 겨울의 골짜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공정책리더십캠프 1기를 수강하며, 대규모 미지정 수습 회계사들의 대책 마련, 민간 위탁 조례개정안 등의 졸속조례 대응 등 말 그대로 깊은 겨울의 골짜기 한 가운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업계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의 노력과 헌신을 알게 되었으며, 이 글을 빌어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따듯한 방구석 프리라이더가 한 사람의 힘과 목소리라도 더 보태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 건 덤인 건 공공연한 비밀로 두고 말이다.
글을 마치며 이번 강연자로 나서준 이준석 대표가 어느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을 인용해 보고 싶다.
“눈은 항상 녹습니다. 그래서 봄은 항상 옵니다.”
기고 : 동성회계법인 김경환 공인회계사
출처 : CPA뉴스(https://news.kicp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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